홈 내가 사는 충북은 충북의 문화 민담 민담 sns 공유 트위터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블로그 공유하기 URL복사 인쇄하기 민담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제공 주머니와 계집종 내용 주머니와 계집종 제보자 : 김매열 (여) 조사지 : 옥천군 옥천읍 문정리 옛낱 옛날 어떤 부잣집 젊은 아들이 하루는 나들이를 나갔다가 피곤하여 어떤 묘 곁에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묘 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젊은이는 무덤 속에서 도란 도란 지껄이는 소리가 신기해서 허리에 차고 있던 주머니에 모두 담아 놓았다. 얼마 후에 그 젊은이는 장가를 가게 되고 혼인 잔치가 있기 전날이 되었을 때 허리에 차고 다니던 주머니를 자기방 벽에 걸어 놓고 밖으로 나갔다. 이 때 방 밖에서 일을 하던 계집종이 젊은이 방에서 얘기 소리가 흘러 나오자 계집종은 젊은이가 밖으로 나가 아무도 없는 방에 누가 들어가서 얘기를 하고 있는가 수상하게 생각하여 가만히 엿들어 보았다. 방에서는 이런 얘기가 흘러 나왔다. "그놈이 우리를 잡아다 이렇게 주머니에 넣어 걸어놓고 애를 먹이니 우리 이 놈을 한번 혼내주자. 마침 내일이 그 놈이 장가 드는 날이니 그 놈이 색시하고 맞절을 할 때 우리가 쇠꼬창이가 되어 그 놈을 찔러 죽이자." 다른 얘기가 또 들렸다. "그래도 안 될 때는 그 놈이 나귀를 타고 신행할 때 우리가 물이 되어 표주박을 물 위에 동동 띄워 놓아 물을 마시고 싶게하여 보자." 또 다른 얘기가 들렸다. "그래도 안 될 때는 맛있게 익은 산딸기가 되었다가 그 놈이 먹게 하자." 또 다른 얘기가 들렸다. "그래도 안 되면 신랑 신부가 잘 때 우리가 커다란 구렁이가 되었다가 그 놈을 물어 죽이자" 계집종은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이거 젊은 주인이 큰일 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자기가 지켜 주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튿날 신랑은 사모 관대로 의젓하게 차려 입고 나귀를 타고 신부집으로 혼인을 하러 떠나게 되었다. 계집종은 주인에게 신랑을 따라가게 해 달라고 말하였지만 계집이 어딜가느냐고 호되게 걱정만 들었다. 그러나 꼭 가야 한다고 애걸 하다시피 해서 겨우 허락을 받아 신랑인 젊은이의 나귀 뒤를 따라 신부 집에 도착하였다. 초례상을 사이에 두고 신랑과 신부가 서로 예를 올리게 되어 먼저 신랑이 절을 하려고 허리를 구부리려 할 때 계집종이 튀어나가 신랑을 옆으로 밀어 내고는 돋자리를 걷어 올렸다. 주위에서 미쳤구나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종은 땅을 얼른 파서 쇠꼬챙이를 꺼냈다. 이래서 무사히 초례를 치르게 되었다. 그러다 신랑은 나귀를 타고, 신부는 가마를 타고 시집인 신랑집으로 신행하는 날이 되었다. 얼마를 갔는데 맑은 샘물이 나타났다. 샘물에는 표주박이 띄워 있었다. 신랑은 갑자기 갈증을 느껴 나귀에서 내려 물을 떠 마시러 가려 하자 계집종은 얼른 먼저 가서 샘물에다 오줌을 활활 누었다. 따라오던 사람들이 계집종에게 갖은 욕을 다 했지만 들은 척도 안하고 있었다. 또 얼마쯤 가다 보니 군침이 넘어갈 만큼 잘 익은 산딸기가 있었다. 신랑은 산딸기를 따 먹으려고 나귀에서 내렸다. 계집종은 또 얼른 딸기 있는 곳으로 달려가 몽둥이로 산딸기를 짓이겨 못 먹게 만들었다. 화가 난 신랑과 다른 사람들은 계집종을 꾸짖고 먼저 가라고 했지만 계집종은 들은 척도 안하고 함께 따라 갔다. 시집에서의 첫날밤이 되어 신랑 신부가 잠자리에 들려고 하자 계집종은 칼을 시퍼렇게 갈아 가지고 신랑 신부의 방으로 들어 갔다.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신랑 신부를 계집종은 안심시키고 조금만 기다려 보면 연유를 알 수 있을 것이란 말만 하였다. 한 밤중이 되자 방문이 사르르 열리며 커다란 구렁이가 방으로 기어들어 왔다. 계집종은 들고 있던 칼로 머리를 후려쳐 구렁이를 죽였다. 이어 두 마리가 더 들어 왔지만 모두 계집종의 칼에 맞아 죽고 말았다. 계집종은 놀라서 벌벌 떠는 신랑 신부에게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얘기해 주었다. 계집종의 얘기를 듣고 난 신랑은 벽에 걸어 두었던 주머니를 내려서 풀어 놓았다. 그런 다음부터는 신랑 신부에게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았으며 주인을 지켜준 계집종은 젊은 내외를 모시면서 오래 오래 잘 살았다. 파일 목록 이전글 소년 대신 죽은 인삼동자 다음글 참나무 아들